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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정치인 머리 위에 있다"

 

 


 

"호남이 국민의당을 도구삼아 기득권 세력인 더민주 심판"

"정권교체에 직접 적극적으로 역할할 마지막 기회"

20대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원혜영(64·부천 오정) 의원은 20일 "국민이 정치하는 사람들 보다 몇 수 위인지는 모르지만 머리 위에 있다는 걸 보여준 선거 결과"라고 평했다.

원 의원은 "정권교체가 정치인인 나로선 직접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정권교체의 기본 환경이자 조건인 야권 연대와 통합을 만드는데 중심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4대와 17대, 18대, 19대 연속 당선된데 이어 이번까지 승리해 5선 의원이 됐다.

원 의원은 민선 2기와 3기 부천시장을 지내 '7선급 의원'으로도 통해 국회의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원 의원은 풀무원 식품을 창업한 뒤 1996년 친구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떠나면서 받은 공로주 21억원어치(당시 가격)를 장학재단에 전액 기부해 '원조 기부 정치인'으로 불린다.


다음은 원 의원과 일문일답.

-- 선거 결과가 놀랍다. 여당이 참패하고 더민주가 1당이 됐다. 소감은.

정치하는 분들보다 국민이 한 수 인지, 몇 수 인지는 모르지만 머리 위에 있는 거다. 그래서 옛날부터 위정자들이 국민을 무서워하라고 가르쳤다. 박근혜 대통령이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다 보니까 뭘 하더라도 통했지만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함부로 무시당하고 국으로 알아서 기는 국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야당도 마찬가지지만 최대 교훈은 국민이 무서운 줄 알게 됐다는 것이다.

-- 선거 전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가 많이 달랐다. 예상했는지.

▲ 생활패턴, 생활환경이 바뀌었다. 유권자의 40%가 집에 전화가 없다. 필요가 없어서다. 다를 수밖에 없었다. 여론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래도 어쨌든 제대로 된 여론이 반영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정당이 사용한 안심번호를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범위에서 여론조사기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더민주당은 수도권서 압승하고 호남에선 패했다.

▲ 전국적으로 집권 세력을 심판한 것이고, 호남에선 그 지역의 오랜 기득권 세력인 더민주당을 심판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크게 봐서 맞는 것 같다. 전국적으로 더민주가 1당이 됐지만 더민주를 대안으로 선택했다기 보다는 집권당을 심판한 것으로 본다. 호남 역시 국민의당을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더민주를 심판하기 위해 도구로 삼은 것이다.




 

모두가 다 겸손하게 절망에 빠진 국민의 마음을 돌이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5선 의원이고 부천시장 두번해 '7선 의원'으로 통하는데 그렇게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은.

▲ 선수 많으면 퇴출 대상으로 보지만 저는 어쨌든 영광된 일이라 생각한다. 운이 좋아서라고 겸손해 하면 유권자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다. 머리가 좋거나 노력했거나 부모 잘 만나면 판·검사도 하고 교수도 하고 사장도 할 수 있다.

정치만은 그렇다고 되는 게 절대 아니다라는 말을 후배 국회의원들한테 늘 해왔다. 유권자 선택에 의해 되는 것이고, 누가 찍어주고 누가 안찍어준지 모르니까 항상 모든 사람을 겸손하게 대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절대 내가 잘나서 하는게 아니다란 생각을 가져야 한다.

--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가 심각하다. 처방은.

▲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지만 국민적 무관심이 이번 선거에서 명확하게 깨졌다. 그 점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 플라톤이 2500년전 "국민이 정치를 무시하면 경멸받는(또는 저질의) 정치인의 지배를 받게 된다"고 갈파했다. 국민을 짜증나게 하고 불신하게 하고 심지어는 혐오스럽게까지 한다. 그러니까 투표 안하는 게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를 중요하게 보는 것은 우리 사회, 우리 젊은 세대에 희망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4년전 MB 정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야당이 1당이 될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실제는 여당과 야당이 152대 127로 나왔다. 경상도에서 70석 정도가 나왔다. 그런 철옹성이 있는 한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당시 주류 야권 단일화, 진보 야권과 단일화됐는데도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때 투표율보다 중앙선관위 예측으로 7%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왔고 실제 3.8% 포인트 높았다. 이번에 주류 야권이 분열됐고, 진보 야권과는 단일화 못했고 찍어줄래야 찍어줄 사람이 없었다. 희망을 걸면서도 국민이 투표하기가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결과로서 보여줬다. 유권자들은 헌법에 있는대로 국가의 주인으로서 국가적 관점에서 주권을 행사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몇번이고 반복해 국회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자극했다. 노골적 타깃은 야당이지만 형식은 국회였다. 여야 모두 짜증나게, 밉게 보이게 해서 결국 국민이 정치를 무시할 때 경멸받는 세력의 정치 장악을 노린 것이다. 그것도 이번에 국민한테 심판받았다.

국민이 야당이 잘하고 못하고 상관없이 국가가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느냐,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느냐 그걸 보고 선거에 참여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치와 그 주역인 젊은 세대를 낙관적으로 본다.

-- 야권 지지자들이 정권교체에 많은 희망을 걸고 있다.

▲ 정권교체의 흐름을 예측했지만 좀 앞당겨졌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죽을 쑬 것으로 봤다. 그렇다 해도 대선 가도는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한 판단의 바탕은 민생파탄에 대한 분노와 심판이다. 그 점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억울한 측면이 있다. 세계 경제 추세가 그렇기 때문이다. 어쨌든 경제 위기에 겸손하게 미안한 마음으로 방파제 없이 떠밀려 있는 서민을 돌봤어야 했다. 배려가 없었다. 경제민주화 걸고 나와 대통령이 됐다. 그런데 1970년대∼80년대 성장 전략으로 회귀해 지금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 김부겸·이정현 당선인이 각각 영남과 호남에서 당선됐다.

▲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김부겸 당선인이 나타나 우리 사회의 에너지를 보여줬다. 부산에서 5명, 대구에서 2명의 야당 의원이 됐다. 전남·북에서 1명씩 여당의원이 뽑혔다.

 




 

 

서울 강남·목동과 경기도 분당에서 더민주의 일부 후보가 거물도 아닌데 당선됐다. 노인층이 늘어나 불리하게 봤는데 청년 중심으로 국민적 각성이 있어 극복했다. 한마디로 지역·계층·세대 모든 면에서 큰 변화가 있고, 우리 정치에 희망과 저력이 있다.

-- 남북관계가 심각하다. 국회남북관계발전위원장을 역임했다. 해결 방안은.

▲ 남북관계가 상호적이다. 우리가 아무리 잘한다 해도 안 되는 점이 있다.

그렇지만 나는 남북한 통합·전략적 가치가 당장 남한 경제의 돌파구가 된다고 본다. 경제적으로 협력 관계와 통합적인 구조를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 툭 치면 넘어갈 우리의 많은 건설업체들에 철도·항만·댐 ·도로 등 북한 인프라 확장은 더없는 기회다. 싸고 근면한 북한 노동력에 우리의 자본·기술·마케팅 기법을 입히면 남한 경제에 좋은 기회인데 날려버리는 게 안타깝다.

여러가지를 봤을 때 박 대통령이 특별히 잘할 수 없을 것으로 봤지만 남북관계는 잘할 것으로 기대했다. 북한의 김정일을 만나 대화도 했다. 반공보수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박 대통령이 획기적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켜서 아버지의 유산을 더 살릴 것으로 봤다. 그런데 자신의 충성스러운 반공보수의 시야에 갇혀 꼼짝 못하고 있다.

-- 부천 국회의원과 시장이 모두 야당 소속이다. 정부 예산 확보가 힘들다는 얘기가 있다.

▲ 여·야가 골고루 있는 것이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편중됐다 해서 예산을 따오는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도움이 된다 안 된다 말하기 쉽지 않다. 현재 공사 중인 시흥∼소사∼오정∼일산 지하철 사업은 내가 초기 집권세력일 때 추진했지만 확정되고 착공된 것은 야당 때다. 오정(원종)∼서울 홍대입구 지하철사업계획 역시 90% 정도 확정됐는데 야당 국회의원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필요하고 객관적인 일을 잘 포착해서 추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부천의 판을 바꿀 고속도로 지하화 사업도 마찬가지다. 여당이나 야당이 꼭 필요해서 추진되는 것이다. 오정(원종)∼서울 홍대입구 지하철사업이 확정되면 부천은 더는 철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의정활동의 구체적 방향은.

▲ 정권교체는 일선 정치인으로 직접 그리고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기본적으로 야권 연대와 통합이 돼야 하고, 그런 환경을 만드는 일과 그것을 기본으로 해서 정권 교체의 큰 흐름을 크게 바른 방향으로 만들어 가는데 중심적 역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정권교체의 큰 흐름을 막히지 않게 만들어가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기사 원문 바로가기: http://me2.do/xrIRrxK1 (2016.04.20. 연합뉴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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